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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 취지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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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신문
기사입력 2021-06-23

▲ 김시영 아시아투데이 의학담당 기자 ©간호조무사신문

 

최근 간호계를 달구는 화두 중 하나가 바로 단독 간호(조산)법이다. 이 법을 두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다른 보건의료직역 간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어서 우려스럽다.

 

이른바 간호법제정을 통해 모든 보건의료직역이 보호받아야 함에도, 특정 직역에 우선하는 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에서 논란이고,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520일 열린 간호법안 전문가 좌담회만 봐도, 이 법에 대한 간호사를 제외한,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날선 감정을 느끼기 충분했다.

 

기실 간호사의 독자적 의료행위를 인정하는 간호법은 지난 2005년 이후 입법 시도가 있어왔다. 하지만 보건의료직역 간 갈등 유발이나 의료체계 붕괴 등을 주장하는 의료계 일각의 강한 반발에 시도국면에서 좌초됐었다.

 

하지만 선거 국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간호계에 우호적으로 조성된 여론의 힘을 타고 간호법 입법이 현실화됐다. 공론의 장으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법 제정 취지에 비쳐 간호법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간호조력을 제공하는 보건의료직역 모두를 아울러야 함이 옳다.

이는 원론적 이상일 뿐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입법의 대의명분과 달리, 간호법의 실체는 간호사만을 위한 법이라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어서다.

 

우선 우리나라 보건의료현장의 간호인력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간호조무사 직역이 입법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됐다는 점만 봐도 명확하다.

 

간호법은 이전부터 입법 시도가 있었다고 하지만, 최근 코로나 시국에 급속히 추진된 면이 없지 않다. 이해집단 간 갈등조정이나 사회적 불평등 조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나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졸속입법도 우려된다.

 

간호법은 법 제정 취지를 살려, 간호 인력이 처한 열악한 근로환경과 처우 개선하는데 우선해야 한다. 간호사에 대한 우호적 여론에 편승해 간호사 일방의 업무영역 확대와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역할 잠식 등을 위한 시도 내지는 결과로서, 간호법이 제정 시행된다면 법 시행에 따른 득 보다는 실에 직면할 수 있다.

 

간호법을 둘러싼 갈등을 지켜보는 국민은 피곤하다.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에게 간호법자체는 중요치 않다. 누구에게든 양질의 간호서비스만 받으면 된다.

 

간호법이 간호사만을 위한 법으로 존재할 때,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이에 따른 비용은 국민과 사회의 부담으로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 자명하다. ‘공공선으로 간호법이 자리 잡도록 이제라도 입법자와 정부, 보건의료직역 모두의 배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절충점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둔 점이나, 60만 간호협회 회원 수를 감안할 때 간호사 쪽으로 심하게 기운 무게중심을 되돌리기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겠다. 수술실 CCTV 설치 문제로 의료계의 관심추가 이동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법은 제정에 있어서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을 담보해야 법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법의 합목적성은 법이 존재하는 시대의 사회나 국가 이념에 부합해야 한다는 원칙이고, 법의 안정성은 법이 국민의 일반생활을 규율하고 법이 안정적으로 기능하고 작용하는 것을 말한다. 과연 간호법이 이 같은 법의 존재의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입법됐고,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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