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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④ 법정단체 추진과 간호조무사에 대한 반복된 차별과 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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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신문
기사입력 2020-01-16

▲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지난해 7월 24일부터 법정단체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간호조무사신문

 

 

 간호조무사는 1966년 의료보조원법시행령 제1조에 의해 직종이 탄생된 이래 2019년 현재까지 53년간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서비스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불분명한 업무 범위와 낮은 처우, 사회적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9년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2010년부터 2019년간 10년 동안 간호조무사와 관련된 어떤 사건들을 되돌아보고 향후 간호조무사의 발전 방향에 대해 모색하기 위해 기획했다. 

<편집자주>

 

지난 201711일 간호조무사의 보수교육 강화와 보건복지부 장관 자격 전환, 자격신고제 및 교육훈련지정평가제 등의 내용을 담은 간호조무사 발전 의료법이 본격 시행됐다.

 

물론 간호인력개편()과 간호조무전공 학과를 통한 간호조무사의 제도권 양성은 일시적으로 무산되었으나 간호조무사 역사에서는 하나의 큰 획을 긋는 이정표 같은 사건이었다.

 

새롭게 시행된 간호조무사 발전 의료법의 정책적 상징성은 1967년 직종 탄생 이래 사실상 방치에 가까웠던 간호조무사 직종을 국가가 점검하고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에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장벽이 존재했다. 의료법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건의료직종의 경우 해당 직종의 단체들이 법정단체로 지정돼 보수교육 및 자격신고 업무의 사무 주체가 안정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간호조무사의 경우 개정된 의료법에도 간호조무사 단체의 법률적 위치는 보건복지부의 인가를 받은 사단법인에 불과했다.

 

이 말은 비영리 임의단체일 뿐 관리의 주체로서의 보장은 없었고, 보수교육 및 자격신고 업무에 대해서 수익 사업을 추구하는 기업이나 여타 유사 단체가 난립해 위탁을 희망할 경우 막을 근거는 없는 셈이었다.

 

이런 까닭에 간호조무사 단체 법정단체화 규정을 포함하는 의료법을 보건복지부는 2017년 정부 입법으로 발의를 시도했다.

 

현행 법률상 법정단체 규정은 수 없이 많다. 법정단체라는 개념은 사실 행정적 이유가 가장 크다. 모든 공공기관이 각 산업과 직종에 대해서 정책을 수립하고 결정할 수 있지만 그 사무를 직접 담당하기 위한 인력 등 행정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들이 그 행정 사무를 직접 처리하기보다는 법정단체로서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당사자를 통해 행정 사무 일부를 분담하게 하려는 것이 법정단체 규정의 취지다.

 

20대 국회에서 대한간호조무사협회를 법정단체로 규정하고자 하는 입법 발의는 정부 입법을 제외하고 세차례 발의됐다. 2017년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과 2019년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이다.

 

해당 법률안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김명연 의원의 대표발의안은 의료법상 의료인단체의 조항을 그대로 준용한다는 것이고, 최도자 의원의 대표발의안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상 의료기사 단체의 조항을 가져왔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인 단체 조항은 회원의 당연 가입 의무와 함께 회원 징계에 대한 권한을 가지는 것이다. 김명연 의원 대표발의안이 공개되자 간호사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반대의 이유는 바로 간호조무사가 의료인이 된다는 이유에서였고, 법정단체는 면허 취득자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법률적 상식과 거리가 먼 반론이었다. 먼저 의료인이 된다는 것은 준용이라는 법 기술의 의미를 왜곡한 반론이었다. 법률적으로 준용이라 함은 유사한 법 조항을 중복하여 기술하기보다 차용한다는 의미이며, 애초에 의료인 규정은 다른 조항에서 규정하기 때문에 간호조무사가 의료인이 된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었다.

 

그리고 법정단체가 면허 취득자만 된다는 논리는 변호사단체 등 자격 취득자들로 구성된 법정단체나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인 단체와 같이 면허·자격을 요구하지 않는 법정단체의 존재를 완전히 배제한 반론이었다.

 

이 법정단체의 취지는 보건의료인력인 간호조무사를 관리 감독하고 보건의료서비스 발전을 위한 것이지만 불행하게도 무의미한 직종 갈등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허위사실이 전파되어 간호조무사를 비하하는 차별적 프레임이 더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김명연 의원 대표발의안이 국회에 계류되고 의료인 단체의 준용 조항이 아닌 의료기사 단체의 조항을 본받아 만든 최도자 의원 대표발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019년에 발의 됐다.

 

최도자 의원은 의료인 단체 준용 조항의 왜곡과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의 권고에 따라 완화된 법률안을 발의했으나 역시나 간호사단체는 반발하며 법정단체화를 반대했다.

 

이번에는 간호조무사단체가 법정단체가 되면 간호계의 의견이 양분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간호계에는 간호사단체가 있으니 간호조무사 직종의 법정단체가 불필요하다는 논지를 펼쳤다.

 

그러나 법정단체의 본질적 취지가 국가의 행정비용 감소와 해당 직종 및 산업의 정책 사안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함임을 볼 때, 간호사단체의 반발 논리는 궁색할 수밖에 없다.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법정단체와 관련해 일부 의원들은 제정 법률안인 간호법그리고 간호조산법에서 처리하자는 논리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고, 그 결과 간호조무사단체 법정단체 인정 의료법일부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 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이는 직군이 아니라 직종을 의미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간호조무사들의 1직종 1법정단체 요구는 당연한 권리일 것이다.

 

하지만 간호조무사가 스스로 권리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에 조무사가 의료인이 되려 한다거나 조무사가 노력 없이 간호사가 되려한다등의 흑색선전이 난무하는가 하면 법안심사소위에 참석한 특정 국회의원의 반대 논거인 간호조무사들은 법정단체를 운영할 전문성이 없다’라는 주장은 그야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이자 차별과 혐오에 불과하다는 것이 보건의료계의 분위기이다.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유행하는 말이 있다. 직업 명칭에 조무사를 붙이는 것인데, 이는 특정 직업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 하는 자를 비하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이를테면 여성 경찰에 대해 치안 조무사’, 여성 소방관에게 소방 조무사’,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타인에게 인간 조무사등 간호조무사의 직업 명칭을 멸칭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이는 보건의료계에서 간호조무사를 업무를 분담하는 동료가 아닌 특정 직종의 부속 인력으로서 바라봤기 때문은 아닐까? 정당한 간호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직업 명칭에서 간호를 제외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은 앞으로도 간호조무사의 미래가 험난하다는 것을 예견하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5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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